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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만화도 문화 콘텐츠이다. 태권도 역사를 만화 시리즈로 출간해 지적 호기심과 흥미, 감동을 이끌어 내고 태권도 문화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기대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다시 또 태권도 역사를 ‘만화(漫畫·cartoon)’로 만들어 출간할 것을 주창(主唱)한다.

지난 2020년 태권도진흥재단은 태권도를 소재로 한 웹툰(인터넷 만화)과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태권도 문화콘텐츠 육성에 나섰다.

총 6억 5천만 원을 지원하는 <웹툰 제작 지원 사업>은 캐릭터와 스토리 등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웹툰을 제작해 국민들에게 태권도를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계획이었다. 참신한 기획이었지만 큰 호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만화’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그림과 글의 조합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초 어린이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정서를 불온하게 한다며 저평가를 받았던 만화가 창조적 문예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1986년 6권 전집으로 출간된 이원복의 『먼 나라 이웃나라』. 이 책은 만화가인 저자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험한 각 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화로 알기 쉽게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일어판, 영문판, 중국어판 등으로 출간될 정도였다. 이원복 작가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만화로 보는 한국사』, 『만화로 보는 세계사』를 선보였다.

2013년에는 박시백 ‘시사만화가’가 『조선왕조실록『을 역사교양만화로 완작해 화제를 낳았다.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하되 만화라는 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미와 박진감을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원종배 수락중 역사교사는 “앞뒤가 척척 들어맞는 치밀한 구성, 인물들의 심리 묘사, 손에 잡힐 듯 선명한 상황 전개, 다양한 앵글로 조명하는 사건의 진실,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 이 모든 것이 웅변하는 역사의 의미까지…”라며 칭찬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도 만화로 재탄생했다. 출판사는 이 책에 대해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현세 작가의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시리즈)가 출간됐고, 어린이 학습만화 『설민석의 대모험 시리즈』는 기존 역사 학습만화의 틀을 깨고, 새로운 이야기 구성으로 인기를 끌어 누적 판매 800만 부를 돌파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것을 다시 한 번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태권도 역사 만화 시리즈’ 출간이다.

지금까지 태권도 역사와 관련된 책은 10여 권 출간됐다. 하지만 내용이 어렵고 딱딱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만화책 시리즈로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10세 전후 어린이들은 접어두고라도 각 대학 태권도 전공생들과 지도자들도 대체로 태권도 역사에 무관심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태권도진흥재단에 제안한다. 태권도 역사를 만화로 재구성해 출간해 보자. 5년 전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의 체계적 보존과 진흥을 위한 ‘제3차 태권도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안에 태권도 문화콘텐츠 개발을 넣었다. 만화도 태권도 문화콘텐츠이다.

객관적 사실과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고증을 거쳐 만화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적인 요소로 태권도 역사를 재조명해보자. 이것은 태권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대중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태권도 기원과 유래를 해석한 학설부터 1945년 직후 태권도 모체관의 태동, 태권도가 작명된 시대적 배경, 태권도 경기화 추진 과정, 대한태권도협회 중앙도장으로 건립된 국기원, 국제태권도연맹(ITF)과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과 대립,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과정과 고충, 월남전에 파병된 태권도 교관단의 활약, 남북 태권도 교류와 화해 등등 태권도 태동기와 발전기, 세계화 과정을 만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생동감 있고 흥미 있게 다룬다면 태권도 교양 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자료와 증거를 기반으로 역사적 정확성을 담아내는 데 힘써야 한다. 그리고 태권도 역사를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게 정리한 후 만화가를 섭외해 시대적 변천사와 등장인물, 그리고 시사적 해석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 집단의 협업과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다소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태권도 역사를 인문학에 접목한다면 배움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교육적으로도 유익하지 않을까.

태권도 만화도 문화 콘텐츠이다. 태권도 역사를 만화 시리즈로 출간해 지적 호기심과 흥미, 감동을 이끌어 내고 태권도 문화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