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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월, 대한태권도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양진방 회장이 올해 추진 정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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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90년대 양진방의 행적

    1980년대부터 태권도 수련층의 유소년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1990년 국기원지도자연수원 교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이하 양진방)이 이렇게 제언했다.

    “그동안 소홀하게 다룬 성인 태권도를 정상화시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 유소년 수련층의 기반을 성인부로 연계해야 할 것입니다. 일선 도장 사범들만의 노력이 아닌 제도권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 1990년 9월호.>

    당시 양진방의 나이는 33세. 전도유망(前途有望)한 태권도 신진 학자이자 행정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1986년 석사학위 논문으로 쓴 『해방 이후 한국 태권도의 발전과정과 그 역사적 의의-경기태권을 중심으로』는 기존의 고루(固陋)하고 폐쇄적인 태권도 역사 학풍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태권도 역사서술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양진방의 학문적 성취도는 후속기사에서 다룸)

    이 논문에 대해 양진방은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1980년대 중반) 서울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동안 접한 ‘도올 김용옥 읽기’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뜨거웠다. 당시 인기 서적인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통해 그를 내 스승으로 맞이했다. 도올은 태권도의 형성과 발전에 관심이 컸다. 그가 1990년에 쓴 『태권도 철학의 구성원리』는 나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시작됐다.”

    1990년 국기원지도자연수원 교학과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양진방 회장. 출처=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잡지(1990년 9월호)

    1986년부터 4년 동안 국기원연수원에서 교학과장으로 재직하던 양진방은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노스캐롤라이나대 체육학 박사 취득)에 전념하며 미주에 정착한 유도·태권도 선배들과 교류했다.

    그러던 중 이종우 원로(2015년 타계)의 소개로 1994년 중국 북경체육대학 무술학과 객좌교수를 하며 중국 태권도국가대표팀 초대 코치를 맡아 1995년 필리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계열의 국제태권도연맹과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 사이에서 망설이던 중국이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세계태권도연맹으로 가입을 확정지었다. 조선족이 많은 연변을 중심으로 태권도가 신종 인기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1995.10.27.>

    그 후 양진방은 1997년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가 됐다. 어쨌든 이 때부터 양진방은 축적한 학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1997년 『태권도 역사연구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위한 논의』(용인대 무도연구소지), 1999년 『무술, 무예, 무도 개념의 새로운 인식의 틀』(용인대 무도연구소지), 2000년 『무도 이론의 기초개념으로서의 강유론』(대한무도학회지), 2002년 『태권도 철학의 가능성과 이론적 토대』(대한무도학회지), 2002년 『근대 무술론과 한국 태권도의 이해』(전통과 현대 통권20호.) 2002년 『근대무술론』(대한무도학회지) 등 묵직한 연구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며, 다른 학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연구·학술 영역을 공고히 구축한다.

    당시 일화를 보자.

    대한태권도협회는 1997년 9월, 올림픽회관 중회의실에서 ‘태권도 사관 정립을 위한 방향설정과 태권도 정신 도출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양진방은 발제에서 “1950년대 이전의 태권도사는 기술과 명칭 측면에서 무예사로 다뤄야 한다”며 기존의 전통주의 태권도 역사 서술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이 같은 소신은 그해 자신이 썼던 『태권도 역사연구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위한 논의』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태권도의 전통성 확보라는 목적의식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사실의 왜곡, 견강부회, 무리한 확대 해석 등 역사기술로서의 기본적 원칙마저 무시된 (…) 기왕의 태권도사를 찬찬히 읽어보면 한국의 태권도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가장 독자적인 무술이다. 태권도사는 우리 태권도를 그 어떤 국가와도 어떤 타 무술과의 교류도 없이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독립적 무술로 규정하고 있다 (…) 전통성의 지나친 강조는 폐쇄 고립을 가져오고 폐쇄 고립은 무지나 편협을 결과하기 쉽다 (…) 이제는 전통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역사에 정면으로 맞서 우리가 가진 부분 또는 강한 부분은 그것들의 가치를 드러내고 우리에게 없는 것과 취약한 부분은 있게 만들고 또 보강해 가는 자신 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라는 연구논문의 기조를 굽히지 않은 것이다. 40세의 담대한 학자적 기풍이 아닐 수 없다.

    #2000년대부터 정치-행정가로 변신하다

    2000년 새 천년이 시작되면서 양진방의 행적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특히 2001년 4월 16일에 일어난 태권도 역사상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은 양진방의 궤적을 바꿔놓았다.

    이날 대한태권도협회가 국기원에서 주최한 국가대표선수선발최종대회에서 용인대·경희대·경원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이 판정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집단행동(4.16 학생농성)을 했다. 학생들의 뒤에서 교수들과 동문들이 힘을 보탰다. 당시 양진방은 전익기·류병관 등 후배 교수들과 함께 개혁과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맏형 격이었던 그에게 ‘행동하는 지성인·현실 참여파 교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2001년 10월, 태권도 개혁과 민주화 바람이 불던 당시 양진방 당시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오른쪽 상단)가 마이크를 잡고 운동 방향을 말하고 있다.

    당시 양진방은 1986년 4월 10일자 <동아일보> 사설-지식인은 ‘사회의 온도계(溫度計)’로도 비유된다-을 예로 들며 태권도 교수들과 지식인들의 역할을 부르짖었다. 그러면서 2001년 5월, 경희대태권도연합회가 주최한 정기세미나에서 ‘4.16학생시위’와 관련, “태권도계에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래로부터의 목소리가 위로 전달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4.16학생시위는) 옳은 것이든 그른 것이든 태권도 조직질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풍토에 제동을 건 ‘일대 사건’입니다. 시대흐름에 맞는 새로운 리더 그룹이 형성돼야 부패구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대학의 태권도 전공자들이 의식과 힘을 합쳐 집단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조직의 힘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으면 자연히 부조리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감시·견제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03년 4월, 양진방은 전격적으로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가 됐다. 이를 두고 그와 함께 태권도 개혁운동을 함께 했던 일부 사람들은 “태권도 제도권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만 하자던 양 교수가 제도권 실세가 된 것은 아이러니컬한 일”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제도권 밖에서 태권도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기보다는 기회가 됐을 때 제도권에 들어가 자신의 소신을 실천하는 것을 무조건 탓할 수 없다며 옹호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양진방은 46세에 태권도 제도권의 요직인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자리를 움켜쥐었다. 당시의 역학관계상 유력 후보가 아니었던 양진방이 어떻게 전무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해석과 설왕설래가 무성하지만, 이것은 다음에 다루기로 하자.

    이제 양진방은 역량 있고 소신 있는 교수·학자에서 정치·행정가로 변신했다. 앞날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도권에 휘몰아지는 예측 불가능한 정세와 거센 풍랑, 자신을 향한 지지와 음해 속에서 지쳐 갔다. 두둑했던 배짱과 결기도 점점 퇴색했다. 그 사이 직위도 전무이사와 기획이사, 다시 2008년에 전무이사(사무총장)를 맡으며 외줄을 타듯이 위태롭게 제도권의 실권을 유지했지만, ‘기회주의자’, ‘폴리페서(polifessor)’, ‘설익은 개혁가’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이 붙었다.

    당시 그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한 언론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처음 대한태권도협회에 전무이사로 왔을 때 내가 이상(理想)적으로 생각했던 방향으로 태권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모난 놈이 정을 맞을 수밖에 없는 곳이죠. 그것이 옳든 그르든 간에 그래서 방법을 바꿔 효과는 있었어요. 적지 않은 부분이 변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를 두고 양진방이 변했다고 말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이 자리에 있으면 좋은 사람들과도 멀어져요. 하루빨리 벗어 던지고 싶지만 홍준표 회장의 힘을 빌려 꼭 이뤄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전무이사로) 남은 겁니다.” <무카스. 2008.10.30.>

    양진방이 실현하고 싶었던 대표적인 것은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 즉 ‘친(親)대중-미디어 경기’였다. 당시 홍준표 회장은 당선되자마자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를 만들겠다며 ‘프로태권도대회’ 창설을 천명했다. 이런 홍 회장의 의지를 양진방은 외면할 수 없었고, 태권도회관 건립과 태권도 병역특례 확대 등도 간과할 수 없는 협회의 정책이었다.

    홍 회장은 힘 있는 정치인답게 핵심 정책만 관여-물론 심판분과 부위원장 임명은 인사권을 행사했지만-하고, 나머지는 실무를 총괄하는 양진방에게 맡겼다. 그는 실권자로서 시도협회와 연맹에 군림하지 않았다. 특히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협회는 견제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관계”라며, 광주(윤웅석)와 대구(한창헌)를 두 축으로 삼고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민감한 현안을 돌파해 나갔다. 물론 이런 묘수도 가끔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져 격랑에 휩싸이곤 했지만 양진방은 재치 있게 대응해 난관을 이겨내고 반대쪽을 무력화했다. 그게 양진방의 지혜이자 강점이었다.

    물론 시도협회에 당연직과 다를 게 없는 이사를 배분해줘 협회를 견제해야 할 대의원총회의 기능을 퇴색시켰다는 논란을 낳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1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둬 위축되기도 했지만 부정비리로 낙마하지 않는 선례를 남겼다. 또 평가가 엇갈리지만 전자호구 판정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전력했다.

    세월이 흘러 2013년 1월이 됐다. 양진방은 10년 간의 대한태권도협회 상근 임원 활동을 마감했다. 홍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함께 퇴임한 것. 그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태권도와 협회를 위해 열정을 받쳐 봉사하고 헌싱할 수 있어 명예롭고 행복했습니다. 품새대회를 만들고 코리아오픈대회와 도장경진대회를 창설한 것은 임기 동안 이뤄낸 성과물입니다. 특히 태권도가 차고, 막고, 지르는 격투기 적인 면 외에도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태권도 공연(탈)과 품새대회를 통해 그 꿈을 이루게 돼 행복했습니다.”

    # 잠시 학교로 갔다가 다시 제도권으로...

    양진방은 퇴임 후 교수(학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용인대)로 돌아가 강의와 연구에 정진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0년 동안 제도권에 있었던 체질과 지향점을 버리지 못했는지 또 제도권 입성 관측이 파다하게 퍼졌다.

    풍문은 거의 맞아 떨어졌다. 그가 대한태권도협회 사무총장에서 퇴임하고 세계태권도연맹 전자호구위원회 위원, 멕시코 세계선수권대회 임명직 경기감독관(CSB), 러시아 컴벳게임 태권도 임명직 경기감독관, 그랑프리대회 준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자 세계태권도연맹에 입성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2013년 12월,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는 글로벌 태권도 경기의 새로운 변화의 러닝메이트로 양진방을 기술위원장에 선임됐다. 다음은 양진방의 다짐.

    “기술위원회는 정치적 조직이 아닌 일하는 조직입니다. 탄탄하게 일하는 그룹, 목표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스텝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앞으로 그랑프리 대회 이후로는 모든 세계태권도연맹 승인대회에서 8각 경기장이 사용될 것이며, 경기장 바닥 역시 칼라 코트로 바뀝니다. 또한 경기복과 심판복도 대중에게 어필하고, 방송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태권도신문. 2013.12.13.>

    2014년 양진방 세계태권도연맹 기술위원장이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시리즈 대표자회의에서 대회 운영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태권도신문

    양진방은 또 다시 전진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사무국장과 기술위원장을 겸직한 후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20년 12월 제29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그는 2021년 1월, 첫 이사회에 이어 정기대의원총회도 자신 있게 회의를 주재하며 대한태권도협회-17개 시도태권도협회-5개 연맹체의 단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종주국 태권도는 새로운 발전을 만들어 내지 못해 박스에 갇혀있는 느낌이다. 과거처럼 전 세계가 종주국 태권도를 쳐다보며 따라하는 표준의 시절이 지나갔다”며, 실무자 회의와 회장단 간담회를 주기적으로 가져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해 7월에는 무주 태권도원에서 시도협회 회장들과의 첫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태권도협회와 시도협회 간의 정관 개정과 일치화,  심사시행제도 개선, 도장지원사업 추진 등 민감한 현안이 놓여 있었다. 이날 양진방은 “(현안은) 회장 혼자서 할 수도 없고, 시도협회가 개별적으로 할 수도 없다.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시도협회 3자 간에 합의를 해야 한다. 한 단계 올라가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년 동안 회장직 수행은 몇 점?

    회장으로 당선된 지 3년이 다 돼 간다. 코로나-19 기간에 그는 회장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을 지원 받아 관람형 파워태권도를 추진했고, 태권도장 교육·산업박람회와 도장경진대회 개최,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와 품새선수권대회 춘천 유치, 전자호구 성능 개량 및 공인 전자호구 확대, 겨루기 수련 지도 프로그램 개발, 국기원과 심사시행제도 개선 합의, 교육부와 늘봄학교 지원 업무협약, 겨루기 국제경쟁력 강화 강구 등을 추진했다.

    이처럼 3년 재임 기간에 실적과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당초 기대했던 ‘양진방’의 명성과 역량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론. 물론 이해관계와 정치성향, 또 호불호에 따라 양진방의 직무 수행을 저평가할 수도 있지만 지지층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 12월,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양진방 후보의 홍보 포스터

    3년 전 출마할 당시의 공약을 보자. 총 12개의 공약을 보면, 대한태권도협회가 경기단체라는 본연의 기능과 약 1만 개소의 회원도장을 지원하고 대변해야 한다는 책무, 그리고 시대흐름과 국가 정책에 따른 생활체육 태권도 활성화, 태권도계의 아킬레스건으로 통하는 심사제도 개선 문제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중에서 회원들과 지도자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준 것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용도 폐기된 공약이 있을지 몰라도 가시적인 성과나 보란 듯이 진척이 있는 공약은 거의 없다.

    익히 알다시피 ‘인사(人事)’에 대한 패착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으니 재차 논할 가치가 없다. 다만 다부진 의욕을 보였던 국가대표 대표팀(겨루기)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미궁인데다 카뎃과 주니어 선수들 국제대회 참가 기회 확대와 현장 지도자들의 의사 결정 참여 확대는 몇 퍼센트(%) 이뤄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장지원 정책 강화와 제도 개정도 마찬가지다. 국기원과 합의한 심사시행제도 개선은 모든 책임이 대한태권도협회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착 상태에 놓였다.

    # 양진방의 ‘화양연화’는 펼쳐질까

    이런 가운데, 도덕적·물리적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멕시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파견할 한국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지키지 않고 부정하게 개입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 고한수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 상임의장이 지난 1월 업무방해 및 배임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그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제 태권도계의 관심은 양 회장의 혐의가 인정되어 송치 될 것인지, 아니면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증거 불충분) 불송치 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관건은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과 제356조(업무상 횡령과 배임)에 해당되어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것인지와 업무방해 등으로 금고형 이상 실형이 선고될지에 대한 여부다. 현재 정관상 금고형 이상 또는 횡령, 배임 등으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해 회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양진방을 옹호하는 쪽에선 불송치가 되거나 벌금형을 받아도 100만 원 이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남은 임기(1년 2개월)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고, 차기 회장선거에 또 출마할 수 있다.

    양진방은 회장을 연임하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다만 그의 측근들과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을 보면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파다하다.

    2021년 12월 태권도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양진방 회장(오른쪽)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운데).

    현재 그는 아시아태권도연맹 부회장이자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이다. 모두 선출직이다. 그만큼 해외에서도 제법 입지가 탄탄하다. 하지만 그의 꿈, 즉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과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되는 것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아시아태권도연맹 집행부 내부의 메커니즘(mechanism)은 양진방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이러한 징후는 최근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 기간에 엿볼 수 있었다. 이규석 회장의 ‘마음’이 누구에게 쏠리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이 회장은 함구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되는 것은 물 건너갔다. 조정원 총재가 2028년 LA올림픽 기간에도 총재를 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조 총재는 파리올림픽이 끝난 2025년 또 다시 총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70세 이전에 출마해야 하는 양진방은 나이 제한에 걸린다. 2029년에 치러지는 총재 선거 때는 72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국을 감안하면, 양진방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을 한 번 더 하면서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을 계속 노리든지, 아니면 조 총재에게 잘 보여 세계태권도연맹 임명직 부총재가 되는 것이 최상의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다.

    물론 그가 또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에 출마한다고 해서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 3년간 추락한 지지도와 여러 가지 조짐과 형국을 감안하면 저번 선거처럼 쉽게 당선될 수 없다. 누구와 경합할 것인지, 만약 경쟁력이 있는 ‘우량 후보’가 등장하면 판세는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진방의 ‘화양연화(華陽年華)’는 앞으로 펼쳐질 수 있을까. 꼭 태권도 제도권에서 회장과 총재를 한다고 해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연의 학자로 돌아가는 것도 태권도 인생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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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성 승인 2023.10.24 12:15 댓글 0 기사공유하기 프린트 메일보내기 글씨키우기 저작권자 © 태권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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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타이위안 월드태권도그랑프리 남자 -68kg급 진호준 금메달!

      WTN 월드태권도뉴스 0 남자 -80kg급 은메달 추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포스트 이대훈’ 진호준이 타이위안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진호준(수원시청, 21)은 11일 중국 타이위안...
      Date2023.10.17 Views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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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랑프리 이다빈, 강상현 동메달

      김창완 기자 승인 2023.10.13 09:21 호수 0 댓글 0 글씨키우기 글씨줄이기 메일보내기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카카오스토리 이다빈(홍) 준결승 장면강상현 한국 태권도 남녀 중량급 간판주자 이다빈과 강상현이 타이위안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
      Date2023.10.17 Views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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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이슈] 2028 올림픽에 태권도 세부종목 추가될 수 있을까?

      지난 8월 춘천 의암호 특설 수상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비치태권도대회에서 일본 선수가 자유품새를 하고 있다. *젊은층 선호하는 역동적이고 양성평등에 부합하는 혼성경기 가능성 높아 *WT, 혼성겨루기단체전·비치태권도 자유품새·옥타곤다이아먼드게임 추진 ...
      Date2023.10.17 Views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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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슈] 위기의 양진방…‘기소 여부’ 주목

      양진방 KTA 회장 *올초 업무방해와 업무상 횡령 및 배임으로 고발되어 조사 받아 *금고형 이상, ‘배임’으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 받으면 회장직 상실 *고발인 고한수 의장 “송치되면 벌금과 상관없이 도의상 사퇴해야…” *양진방 회장, 외형상 태연…ATU와 WT ...
      Date2023.10.17 Views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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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인문 Road] 양진방의 행적과 변신, 그리고 화양연화(花樣年華

      2023년 1월, 대한태권도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양진방 회장이 올해 추진 정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1980∼90년대 양진방의 행적1980년대부터 태권도 수련층의 유소년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1990년 국기원지도자연수원 교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양진방 ...
      Date2023.10.17 Views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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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No Image

      충남체육고, 제32회 국방부장관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 종합 우승 쾌거

      충남체육고등학교(교장 이은상) 태권도부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상북도 문경시 국군체육부대 선승관에서 개최된 제32회 국방부장관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에 출전하여 남녀고등부 동반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충남체육고 태권도선수단...
      Date2023.10.06 Views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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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서울시태권도협회 새 회장에 이자형 당선, 임기 1년 2개월

      이자형 당선인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열세 딛고 김현태 후보 선전 이자형 후보가 제14대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당선인은 10월 5일 서울시체육회 강당에서 치러진 회장 보궐선거에서 선거인단 123명 중 56표를 얻어 50표를 득표한 김...
      Date2023.10.06 Views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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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포토뉴스] 항저우AG 한국태권도대표팀에게 생긴 일

      By 태권박스 미디어팀 - 2023년 9월 28일 0 남자 -80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우혁 선수(왼쪽에서 두번쨰)가 입상 선수들과 시상대에 서 있다. 2023년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중국 항저우 리안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재19회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A...
      Date2023.10.04 Views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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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서울시태권도협회 회장 선거, 향방은?

      제14대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보선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김현태 후보(좌)와 기호 2번 이자형 후보(우)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홈페이지 캡쳐) 오는 10월 5일 서울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123명 선거인의 표심은 누구에게? 김현...
      Date2023.10.04 Views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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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HOME 헤드라인항저우 아시안게임 하이라이트금5 은2 동2

      태권도신문 tkdnews@korea.com
      Date2023.10.04 Views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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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박혜진, 항저우아시안게임 53kg급 금메달

      입력 2023.09.26 21:14 기자명WTN 월드태권도뉴스 0 여자 57kg급 김유진은 동메달 획득 박혜진(고양시청)이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여자-53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6일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여자-53kg급 결승에서 대만의 린웨이춘...
      Date2023.09.29 Views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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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No Image

      [동영상] 항저우AG_박우혁 겨루기 -80kg급 금메달 획득 하이라이트

      0 2023년 9월 27일, 중국 리안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AG) 겨루기 남자 -80kg급에서 한국 박우혁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Date2023.09.29 Views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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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HOME 헤드라인신장의 열세를 극복한 대역전극의 주인공 '뚝딱이 박혜진'여자 -53kg 박혜진(고양시청) 금메달, -57kg 김유진(울산체육회) 동메달

      신장의 열세를 극복한 대 역전극의 주인공 박혜진(고양시청) 박혜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식을 하고 있다. 26일 중국 저장성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3일차 경기가 펼쳐졌다. 여자 -53kg급에 출전한 박혜진이 신장...
      Date2023.09.29 Views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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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No Image

      서태협 강석한 회장 불신임 결의 결국 법정으로 비화..!

      임시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회장보궐선거절차중지도 협회 정상화 세력과 기득권 세력과 충돌 이미 예견된 사태 비공개표결위반, 서명날인 없는 감사보고서 유효성이 쟁점 될 듯 서울시태권도협회(이하 ‘서태협’)는 지난 8월 08일(화)오전 10시에 서울...
      Date2023.09.26 Views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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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양진방 회장, ‘세계 대회 부진 징크스’ 항저우 AG에서 해소할까?

      By 서성원 - 2023년 9월 22일 0 9월 18일,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중인 국가대표 선수단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전무 때부터 성적 저조, ‘최악’ 꼬리표 따라 다녀 항저우 AG에서도 대표팀 부진하면 ‘리더십 위태’ 대한태권...
      Date2023.09.26 Views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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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No Image

      [동영상] 항저우AG, 차예은_품새 금메달 획득 하이라이트

      2023년 9월 24일, 중국 리안스포문화전시센터. 중국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AG) 품새 여자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차예은 선수의 경기 하이라이트. 좋아요 싫어요
      Date2023.09.26 Views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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