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업무방해와 업무상 횡령 및 배임으로 고발되어 조사 받아
*금고형 이상, ‘배임’으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 받으면 회장직 상실
*고발인 고한수 의장 “송치되면 벌금과 상관없이 도의상 사퇴해야…”
*양진방 회장, 외형상 태연…ATU와 WT 입지 강화 행보에 주력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이 자신의 태권도 인생에서 도덕적-물리적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멕시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파견할 한국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양진방 회장이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지키지 않고 부정하게 개입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 고한수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 상임의장이 지난 1월 업무방해 및 배임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양 회장을 고발했다.
고한수 의장은 고발장에서 △경기 임원의 선임 절차를 위반해 무자격자를 감독으로 선임해 부당한 혜택을 주고 △국가 훈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 획득 특혜를 줬으며 △국가보조금으로 양성한 지도자를 배척하고 무자격자를 선임해 국가보조금에 손실을 준 의혹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고발인은 양 회장을 비롯한 4명. 송파경찰서는 이들을 상대로 1차로 참고인 조사와 피고발인 조사를 모두 마쳤다. 양 회장은 잦은 해외 출장 등 바쁜 직무 수행을 감안해 지난 달 조사에 임했다. 이날 양 회장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조사를 받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수천만 원의 변호사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경찰서는 이 달 안에 마지막(2차)으로 조사를 한 후 송치 여부를 결정해 고발 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제 태권도계의 관심은 양 회장의 혐의가 인정되어 송치 될 것인지, 아니면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증거 불충분) 불송치 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태권도 제도권은 경찰에서 송치해 검찰에서 기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관건은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과 제356조(업무상 횡령과 배임)에 해당되어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것인지와 업무방해 등으로 금고형 이상 실형이 선고될지에 대한 여부다.
현 정관상 금고형 이상 또는 횡령, 배임 등으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해 회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고 의장은 11일 전화통화에서 “무자격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금전거래를 하지 않았지만 공모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고, 국가보조금을 사용해 손실을 입힌 만큼 송치가 되어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만약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아도 물의를 일으킨 만큼 송치되면 도의상 회장을 그만 두는 게 맞다. 규정상 기소만 되어도 임원결격 사유에 해당해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이미 스포츠윤리센터에도 진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에 대해 양 회장은 외형상 태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시아태권도연맹(ATU) 부회장과 세계태권도연맹(WT) 집행위원으로서 관련 해외 대회와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양 회장은 지난 달 13일 열린 KTA 이사회에서 업무와 관련된 소송에 대해 개인이 부담하지 말고 협회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 발언에 대해 “(그 여부를 떠나) 벌금형을 받으면 임원이든 직원이든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