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황 녹록치 않아 소통-협의 중요
해외지원-지부 설립, 논란 최소화 해야
‘王山’ 등반한 건 또 원장하려는 의지(?)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이동섭 국기원장은 평소 “국기원에 일하러 왔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원장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일(정책과 사업)’로 평가 받겠다”고 덧붙인다. 지난 9월 10일 태권도교본 편찬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할 때도 이 같은 맥락에서 원장직 수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 5월 ‘국기원 제2건립 원년’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이 원장은 3대 추진전략과 6대 핵심과제를 직접 발표하면서 글로벌 조직을 위한 내부 혁신과 생존력 확보를 부르짖었지만 약 5개월 지난 지금 별다른 진척이 없다.
따라서 임기 만료를 1년 앞두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장 직속 도장살리기 등 일부 공약은 이미 흐지부지되고 있다.
당시 이 원장은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국기원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이 원장이 처한 국기원 안팎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전직 국회의원 경력을 앞세워 특유의 저돌성을 토대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에 따른 논란과 파열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양택진 <태권도신문> 기자는 9월 24일 기사에서 “이번 운영이사회에서 벌어진 충돌은 해외지원·지부사업을 매개로 절차를 패싱하는 원장과 이에 대한 불만으로 이미 견제 태세를 갖춘 이사회, 그리고 비대화 되고 사유화된 노조 위원장 겸 국장의 항명이 힘의 논리로 충돌한 한 단면이다. 조직의 위계가 무너지고, 절차가 무시되며, 힘의 논리만이 충돌하는 국기원…”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장이 추석 명절 연휴에 경남 산청군에 있는 왕산(王山)을 등반해 다시 한 번 원장직 수행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 산은 ‘왕위에 등극한다’고 해서 정치인들이 즐겨 등반하는 곳이다. 아마도 이 원장은 ‘왕산’의 기운을 받아 자신 앞에 놓인 험로를 헤쳐나갈 것을 새겼을 것이다.
그는 SNS에 올린 글에서 “민선 국기원장으로 공약사항 1호인 세계태권도본부로서 210개국에 지원-지부를 설치하겠다”며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공격을 받고, 일을 하지 않으면 공격받지 않는다. 나는 공격을 받아도 열심히 실적을 내는 것이 (…) 국기 태권도 국위선양과 저변확대을 위한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행되었던 국기원 운영이사회가 오는 29일 다시 열린다. 이사들과의 소통과 협의 속에 어떻게 해외 지원-지부 설립과 핵심과제를 추진해 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원장 선거와 관련, 이 원장이 또 출마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원장의 핵심 측근은 “계획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