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핏줄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당락의 핵심 요소
-선거인수 적어 공약과 이슈선점보다 조직력 중요
-시도협회 집행부 영향력 어느 정도 미칠지도 관건
바야흐로 제30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선거가 본격화하고 있다. 선거 일정을 보면 ▷11월 27일 선거인 명부 작성 ▷11월 30일∼12월 3일 선거인 명부 열람 ▷12월 4일 선거인 명부 확정 및 선거인 등록 공고 ▷12월 6∼7일 후보자 등록 ▷12월 8∼14일 선거 운동 ▷12월 15일 선거 실시 등이다.
현재 양진방 KTA 회장(12월 15일까지 직무 정지)와 김세혁 전 KTA 부회장은 출마를 굳혔다. 이 밖에 제3지대에서 출마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후보자 등록을 할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선거 구도는 양진방 대 김세혁, 김세혁 대 양진방 간의 2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두 후보 중에 누가 당선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선거인단이 확정되지 않았다. 선거운동 기간도 남아 있어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선거판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아서 선거인(투표자)들의 마음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 자질과 조직력이 당락 좌우
선거의 승리 요소는 크게 인물·공약·이슈·조직·구도 등 5가지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선거 지형을 분석할 때 인물·구도·조직 등 3가지 변수를 중요하게 다룬다.
조직은 바람(이슈)을 못 이긴다는 말도 있지만, 선거인수가 251명밖에 되지 않는 KTA 회장선거에서는 조직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인물과 공약이 좋아도 조직력이 뒷받침되어 주지 못하면 당선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실핏줄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다.
미국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선거에서 당선되려면 정치적 정황, 강점 어필, 이슈 선점, 유리한 형세 구축 등 ‘효능적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평판)와 자질은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다. 공약과 비전은 차별성과 반복성, 선명성 등 ‘홍보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출마 명분과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캐치 프레이즈와 슬로건도 중요하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포지션 전략’이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의 ‘캠페인 메시지’인데, 왜 출마했는지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을 제시하고, 다른 후보와 차별되는 메시지를 개발해 유권자(선거인)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번 회장선거는 인물과 조직에 기반을 둔 선거구도(지형)가 이미 정해져 있다. 가끔은 이슈(바람)가 조직력과 인물을 집어삼키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슈를 선점해 바람몰이를 할 만한 요소가 적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인물의 자질(평판)과 조직력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 흠결과 약점이 있다고 해도 선거인들은 그 후보자와의 ‘인연’과 ‘관계’에 따라 투표할 것이고, 학연과 지연에 토대를 둔 후보자의 인맥은 이번 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선거인단에 포함되는지 매우 중요
종합해 보면, 선거인단(251명)에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포함되느냐가 당락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후보를 좋아하는(친밀도가 있는) 사람들의 전체 비율이 30%이고, 싫어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70%라고 해도, 무작위 추첨에 따라 A후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다수가 싫어하는 사람들보다 선거인단에 많이 들어간다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장선거는 선거인 명부가 확정되는 12월 4일부터 본격화하고, 그 명부를 토대로 어느 정도 당락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간과하면 안 될 것은, 이번 회장선거는 온라인(모바일) 투표를 하지 않고 12월 15일 선거인들이 서울올림픽파크텔에 와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선거처럼 각 시도태권도협회 집행부의 입김과 영향력이 그 지역 선거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