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riendly, PDF & Email

송 회장 “총장이 무제한 참가 신청 풀지 않겠다고 했는데…”
KTA, 14일까지 이번 파문 알고도 특별한 반응 보이지 않아

서성원 기자 / tkdssw@nver.com

“6월 전주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대회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5월 14일 오후, 광주 빛고을체육관. 제26회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시장기태권도대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다음달 11일부터 7일간 전주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대회가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이 대회의 참가 자격과 관련, ‘팀별 참가 인원 제한 없음’을 KTA 사이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80여 명(팀)이 가입한 한국태권도고등부지도자협의회 송명훈 회장이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송 회장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KTA는 언제까지 지도자들을 무시할 건가. 이제는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끝까지 싸우겠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특히 정문용 KTA 사무총장을 겨냥해 “분명히 무제한 참가 신청은 풀지 않는다고 했고, 혹시 그럴 경우 지도자 간담회를 지도자들의 의견을 들어주기로 했다”며 직격했다.

이 문제에 심판부 임원도 “어떻게 된 것이냐”며 관심을 나타냈고, KTA 집행부의 한 임원은 “정무적인 업무 처리가 매끄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빛고을체육관에서 송명훈 회장을 만나 이와 관련된 현안을 되짚었다.

Q. 5월 12일 SNS에 ‘대한태권도협회는 언제까지 지도자들을 무시할 건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글을 올린 전후 배경을 말하면.
A. 고등부 지도자들이 대통령기대회 참가 제한에 대해 KTA에 확인해 달라는 내용을 전달 받고 확인하기 위해 4월 18일 목요일 오후 정문용 사무총장에게 전화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다음날 19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사무총장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했다. 고등부 지도자들이 참가 제한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다며 그 내용을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사무총장은 ‘도대체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그런 내용은 나온 적도 없고, 참가 제한을 풀 생각도 없다’고 했다. 혹여라도 참가 인원 제한을 푼다고 하면 지도자 간담회를 열어 지도자들의 의견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화를 마무리 할 때도 ‘참가 제한은 풀지 않겠다’는 내용을 다시 한 번 듣고, 대통령기 대회 때 양진방 회장님과 고등부 지도자들이 간담회를 열어줬으면 좋겠다’ 는 내용을 전달하며 통화를 끝냈다. 그 후, ‘참가 제한을 풀지 않겠다’는 사무총장의 답변을 고등부 지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그런데 5월 10일 금요일 KTA 사이트에 들어가서 대통령기 대회 관련 공문 공지를 확인한 결과, 사무총장과 통화했던 내용과는 다르게 대회 관련 공문에는 ‘팀(학교)별 참가 인원 제한 없음’ 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KTA는 아직도 지도자와 선수의 의견이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 식으로 일을 하고 여러 민원을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Q. KTA 사이트에 올린 대통령기 대회 참가 자격을 보면, ‘팀별 참가 인원 제한 없음’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것이 왜 문제라고 보나.
A. 많은 지도자들의 의문점을 수렴해 대회 참가 제한에 대한 여부를 알아본 결과, KTA 대표성을 띠고 있는 사무총장의 답변은 참가 인원 제한을 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회 공문은 답변과 다른 내용이었다. 이 부분을 사무총장이 몰랐다는 것도 문제고, 알면서 모른 척 했다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 한다.

Q. 고등부지도자협의회 회장인데, 협회와 지도자 중간에서 난처한 입장일 것 같다. 회장으로서 무엇이 곤혹스럽고 힘든가.
A. 한국태권도고등부지도자협의회 대표로 대회 현안을 제안하고, 그 답변을 사무총장에게 확인해 지도자들에게 전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답변과 다른 정책을 시행하는 KTA가 얼마나 지도자들의 의견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로 지도자 선생님들도 실망이 크다. 나 또한 지도자들에 대한 믿음이 깨지지 않았나 싶다.

Q. SNS에 글을 올린 후 KTA 쪽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연락이 왔는가. 이번 일이 어떻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나. 
A. 5월 10일 공문 내용을 보고 5월 11일 사무총장에게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전화도 없다. 일단 답변을 듣고 지도자들과 그 답변에 대한 내용을 공유해 가장 원활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어떠한 답변이 나올지 모르지만, 접수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KTA 답변을 듣고 대회 접수가 마무리 되길 바란다. 또한 대통령기 대회 개최지의 예산을 생각하지 않고 참가 인원 제한 없음을 시행하는 것은 대회 참가자와 여러 관계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Q. 소속 선수가 많고 실력이 좋은 선수를 보유한 학교(팀)는 대체로 출전 제한을 풀어달라는 입장인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A. 선수가 많이 있고 없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모든 지도자들은 학교(팀) 입장에서 어떠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편파적으로 그 의견이 반영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러한 의견이 있으면 KTA는 그 내용을 다수에게 합리적인지 확인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양진방 회장은 3년 전 회장에 출마할 때 일선 현장 지도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현장 지도자로서 이러한 점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는가. 협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A. 양진방 회장님께서 약속하신 코치위원회 설치와 현장 지도자 의사 결정 참여 확대가 지켜진 것 같느냐는 반문을 회장님께 하고 싶다.

Q. 덧붙이고 싶은 말
A. 현재 랭킹 포인트에 대한 문제점을 생각해 봤다. 모든 대회에 포인트를 적용하는 건 경기력 향상 및 우수 선수 발굴보다는 선수들을 혹사하고, 학부모들의 물질적 부담과 학교 학사 일정 부담, 그리고 경기장 환경이 격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랭킹 포인트 대회를 축소해 선수와 학부모 및 학교 학사 일정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대한민국 태권도 경기 발전에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이 현안에 대해 KTA 집행부는 전후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14일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