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 추천 인사인 상벌위원장 이사회에서 해임
● 이사장 직속 법인처 설립 준비 검토 돌입
● 정관 개정 두고 원장 VS 이사장 격돌 가시화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사장 전갑길, 원장 이동섭)의 이사장과 원장 권한 다툼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국기원은 6월 26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국기원 강의실에서 ‘2023년도 제7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의 안건은 ▲상벌위원장에 관한 건 ▲겨루기 교재 개발에 관한 건 ▲법인처 설립에 관한 건 ▲정관 및 규정 개선에 관한 건 등으로 상벌위원장의 거취와 이사장 직속의 법인처 설립을 두고는 이사회내 전갑길계(系) 이사들과 이동섭계(系) 이사들이 확연히 구분되면서 날선 대립이 이어졌다.
상벌위원장의 문제와 관련해 국기원은 지난 5월 열린 이사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거취를 다루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 상벌위원장 문제가 정식안건으로 상정됐다.
국기원 상벌위원장은 이철희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수사연구관으로 2022년 3월 이동섭 원장 재임시 원장의 추천으로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선임되었으며, 2022년 10월 연임에 성공한 이 원장이 이사장을 겸직하던 시기인 지난 2월 다시 이철희씨를 추천해 이사회 동의로 상벌위원장에 선임했다.
올해 초 국기원은 상벌위원회의 규정 개정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규정 개정(안)에는 과거의 행위에 대한 문제까지 민원이 발생하면 소급하여 징계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이사회는 과도한 권한이 삽입된 규정 개정(안)에 대해 ‘불허’ 판단을 내렸다.
이후 이 상벌위원장은 국기원 현관에서 상벌위원회의 규정 개정(안)을 부결시킨 이사회를 질타하는 1인 시위를 펼쳤고, 안팎으로 “국기원 이사들이 상벌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이 상벌위원장의 이 같은 행위에 일부 외부 인사들이 동조하며 SNS를 이용해 이사회를 질타하는 수위가 높아졌고, 이 상벌위원장 임기 중에 진행된 각종 징계 행위가 비선을 통한 민원과 제보, 원장 선거와 관련한 감정적, 보복성 징계 등으로 비춰지면서 상벌위원회의 기능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상벌위원장이 규정에 의거한 직무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이 상벌위원장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하고, 거취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국기원 이사회는 이 상벌위원장의 소명 이후 논의를 통해 해임 안을 다루기로 했으며, 무기명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재적이사 22명 중 15명의 참석한 이사회에서는 이 상벌위원장에 대한 해임과 관련해 11명이 찬성, 3명이 반대, 1명이 기권하면서 해임이 의결됐다.
지난 4월 취임한 전갑길 이사장은 “이사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조하면서 “특수목적법인으로서의 법인 기능 강화를 위해 법인사무처(국)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사장 직속의 법인사무처(국) 설치와 관련해 준비검토위원회 구성을 통해 신중성을 기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한 사항은 이사장에게 위임됐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원장과 이사장의 힘겨루기로 볼 수 있는 2가지 사안에 대해 전갑길계(系) 이사들이 똘똘뭉친 모양새를 보여주면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 원장을 비롯해 이동섭계(系) 이사들은 이번 이사회에서 세력 확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향후 이사회를 둘러싼 이사장 VS 원장 구도에서 이사장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원장의 반격도 예상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이사회의 결정에 상기 된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사장과 이사회가 원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침범하려는 행위”라면서 “정관에 명시된 원장의 고유권한을 지켜내겠다. 또한 선출직 원장으로 이사장의 월권과 권한 침해 행위에 가만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관 개정”이라며 “현재 정관개정위원회에서 정관 개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공청회를 통해 일선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일선 지도자들이 원하는 국기원으로 변하도록 하겠다. 이 부분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정관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사회가 이사장 VS 원장의 전초전이였다면 본격적인 정쟁(政爭)은 정관 개정을 두고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