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재선발 금지 가처분’ 강하게 반발
-이사회에서 재선발 여부와 선발방식 격론 예고
-겨루기와 품새, 모두 재선발 할지는 아직 미정
서성원 기자 /tkdssw@naver.com
“대표 선수들을 다시 선발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열리지 못해 올해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관련, 대표선수들을 재선발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확산되자 지난 3일 이 같이 말하며,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KTA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겨루기 남녀 5개 체급 10명 대표선수들을 재선발하지 않기로 표결로 결정했지만, 지난 달 23일 다시 회의를 열고 ‘재선발’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두고 지난해 대표선수로 선발된 선수·지도자·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본지 3월 3일,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재선발 논란, 결국 ‘소송’으로>
일부 학부모들은 “재선발을 하지 않는다고 결정해 놓고 이제 와서 다시 선발전을 치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라며, ‘재선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검토하며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KTA 사무국은 “지난해 대한체육회에서 아시안게임의 순연에 따른 재선발 권고가 내려와 몇 개 종목을 제외한 다수의 종목이 재선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태권도 대표선수 재선발 여부는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재선발 여부는 오는 10일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에서 심층 논의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양진방 회장은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경향위가 재선발 여부를 표결로 정한 것은,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다”며 “경향위 결정은 확정된 게 아니다. 경향위가 정한 사안을 이사회에 제청(提請)해야 하는데, 그 해(年)에 이사회에서 다루지 않고 해를 넘겨 올해가 됐다. 경향위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로 따지면 회기(會期)가 지났기 때문에 경향위 내부 결정은 무효라는 의미로 읽힌다.
양 회장은 이어 “지난해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선발된 겨루기 남녀 10명 중 올해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된 선수는 2명 뿐”이라며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협회 입장에서 어떻게 지난해 선발된 선수들의 경기력을 믿고 아시안게임에 보낼 수 있느냐”고 말했다.
현재 학부모들과 KTA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재선발 여부와 선발 방식을 놓고 오는 10일 이사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겨루기만 재선발 할 지 아니면 품새도 재선발 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