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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제52회 협회장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 사흘째 대회가 끝난 후 대한태권도협회(KTA) 경기운영본부가 김 모 부위원장에 대해 규칙에서 벗어난 영상판독 번복 절차를 사유로 KTA 주최 3개 대회 위촉 불허의 징계를 내렸다.

    피해를 입은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소속 학교에서는 징계 수위와 선수 구제책의 형평성을 두고 그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심 혹은 판독 과정에서 규칙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않은 심판에 대한 징계는 그 자체로서 피해 선수에 대한 구제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심판에 대한 징계와 피해 선수에 대한 구제책의 균형은 그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제52회 협회장기 대회가 열리고 있는 안동체육관.

    해당 영상판독 번복은 협회장기 대학부 첫 날인 지난 12일 남자대학부 –63kg급 16강전에서 벌어졌다.

    종료 11초를 남기고 세종대 청 선수가 14대 12로 앞선 상황에서 오른발 머리 내려차기를 시도했고, 상지대 홍 선수는 오른발 몸통 받아차기를 시도했다.

    홍 선수의 몸통 득점이 들어가 동점이 되었고, 청 선수는 표출되지 않은 안면 타격에 대해 머리 득점을 영상판독으로 요청했다. 올해 경기규칙부터 바뀐 내용이다.

    영상판독관은 해당 장면을 리플레이한 후 청 선수의 머리 득점 인정을 선언했고, 주심이 청 선수에게 3점을 부여하려는 순간 홍 선수의 세컨드가 머리에 맞지 않았다며 영상판독관에게 항의했다.

    영상판독관은 다시 해당 화면을 리플레이했고, 한참이 지나 이번에는 기각 표시를 전광판에 표출했다.

    이에 청 측 세컨드가 영상판독관쪽으로 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5초가 남은 동점상황에서 홍 선수가 추가점을 얻으며 경기의 승부가 갈렸다.

    청 선수의 머리 득점이 맞았는지 여부를 떠나 영상판독관은 명백히 정해진 판독 절차를 따르지 않는 위반을 했다. 홍 선수 세컨드의 항의는 그 자체로 영상판독신청의 효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상판독카드를 썼다 하더라도 같은 장면,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영상판독 신청을 받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독관은 자신이 내린 인정 판독을 규칙에서 벗어나 번복 및 기각을 선언했고, 상임심판 현장 운용 지침 중 징계 양정 규정에 따라 고의성 없는 승패의 영향을 준 규칙 위반으로 KTA 주최 3개 대회 위촉 제외의 징계를 받았다.

    경기 현장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지난달 아시안게임 평가전서 벌어졌던 판독 번복 논란과 같은 상황이 유사하게 재연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다만 판독관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단언할 만하다. 애초에 고의성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머리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 억울한 선수가 없도록 하기 위해 판독을 번복했다는 판독관의 주장은 경기규칙을 비껴난 정의의 관점에서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정해진 규칙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 심판과 판독관의 관점에서는 동일한 경기규칙 적용이라는 공정성을 위배했다.

    정의와 공정은 때때로 충돌한다. 경기규칙을 떠나 정의의 관점에서 현실 겨루기 경기를 꼼꼼히 뜯어보면 부정의한 판정이나 판독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규칙을 두는 이유는 최소한 공정성만이라도 담보하기 위해서다.   

    3개 대회 위촉 제외는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한체육회 전임심판의 경우 3개 대회 위촉 제외는 심판 고과평가에서 거의 절대적인 수준의 데미지를 입을만한 징계다.

    문제는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명백한 사실에 더해 심판에 대한 징계가 피해 선수에 대한 구제책과 동일한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징계와 별도로 피해 선수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책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지도자를 징검다리로 하는 사과와 유감의 전달은 사실상 책임의 전가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구제책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이유로 심판과 선수, 그리고 지도자 간의 불신의 벽을 더욱 견고하게 쌓도록 방치해서만은 안된다.

    징계와 구제의 실효적 균형은 맞출 수 없다 하더라도 서로가 조금이라도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메시지의 균형은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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