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겨루기 경기방식에 기존 3회전 합산제 및 골든라운드 방식뿐만 아니라 회전승패제, 일명 라운드 시스템이 추가 도입된다.
클린치 상황에서의 변칙 공격은 몸통뿐만 아니라 머리까지로 확대되며, 회전 공격 성공 후 넘어진 행위에 대해서는 감점을 부여하지 않는다.
단, 클린치 상황에서의 머리 변칙 공격과 관련해서는 클린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과 특히, 머리 변칙 공격의 형태 등에 대한 정의가 현장 적용에서 필요할 전망이며, 회전승패제 경기가 국내 및 국제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언제부터 도입될지는 미정이다.
회전승패제로 치러진 바 있는 우시그랜드슬램 경기 장면. 개정된 경기규칙에서는 클린치 상황에서 변칙 머리공격이 금지행위로 규정된다. |
대한태권도협회(KTA)가 지난 2일부터 겨루기, 격파, 품새 온라인 경기규칙강습회를 오픈했다. 품새의 경우 전년도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고, 격파는 KTA 첫 정식대회 도입이지만 그동안 대회가 수년간 이루어져 큰 특이점은 없다.
그러나 겨루기의 경우 세계태권도연맹(WT)이 2020 도쿄올림픽 이후 국내와 해외로 구분해 경기규칙 개정위원회를 만든 후 기술위원회를 거쳐 개정된 경기규칙을 만들었고, 지난 1월 28일 WT 집행위원회 통과 후 지난 2월에는 총회 전자투표를 통해 승인되면서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KTA 역시 당초 1월 중순 온라인 경기규칙강습회 준비에 착수했으나 WT 경기규칙 개정 일정에 따라 지연되었다.
이번 경기규칙 개정에서는 기존의 3회전 합산제 및 골든라운드 방식에 더해 회전승패제 경기방식이 추가되었다. 라운드시스템으로 불리는 회전승패제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우시 그랜드슬램챔피언스시리즈에서 선보인 바 있다.
회전승패제에서는 2분 3회전의 각 회전마다 승자가 선언되며, 각 회전 승의 합에 의해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기존 3회전 합산제에서 득점이 동점일 경우 이어지는 골든라운드는 하지 않는다.
한 회전에서 감점을 4개 받으면 상대 선수가 회전 승자가 되고, 한 회전에서 12점 차이가 나면 점수차승으로 회전 승자가 된다. 단, 토너먼트 4강 이상에서는 12점차 점수차승이 적용되지 않는다.
각 회전 승의 합이 동일할 경우 승자는 1. 3회전 전체 합산 점수가 높은 경우, 2. 3회전 내 회전 공격의 점수가 더 높은 경우, 3. 3회전 동안 감점을 적게 받은 경우의 순서로 승자가 결정되며, 이마저도 같다면 주부심 우세 판정으로 승자가 결정된다.
따라서 기존 3회전 합산제의 경기결과 판정이 9개인데 비해 회전승패제에서는 1. 주심직권승, 2. 최종점수승, 3. 우세승, 4. 기권승, 5. 실격승, 6. 비스포스맨쉽 실격승으로 6개의 경기결과판정이 이루어진다.
금지행위와 감점 사항에 대해서도 개정이 이루어졌다.
우선, 클린치 상황에서의 변칙 몸통공격에 대한 감점이 머리공격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WT는 이와 관련 경기규칙에 ‘클린치 상황에서 발날 및 발바닥으로 몸통 전자호구 공격 행위(Attacking trunk PSS with the side or bottom of the foot in clinch position)와 ’클린치 상황에서 머리 전자헤드기어의 뒤통수 공격 행위(Attacking back of head PSS in clinch position)‘로 구분해 놓았다.
반면, KTA는 개정된 경기규칙에서 ’클린치 상황에서 발날, 발바닥이 몸통 전자보호대를 가격하는 행위(제기차기, 몽키킥, 깁스발차기, 전갈발차기 등) 및 머리 전자보호대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행위‘로 정리했다.
핵심은 클린치 상황에서 몸통뿐만 아니라 머리에 대한 변칙발차기에 대해서도 감점을 부여하는 것.
다만, 클린치 상황과 변칙발차기에 대한 정확한 해설 및 지침은 향후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린치가 아닌 상황에서의 머리 변칙발차기, 클린치 상황에서 발날이나 발바닥이 아닌 발등 머리 공격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클린치 상황 혹은 잡거나 끼는 상황의 선반칙과 관련해 이후 일어나는 변칙 머리공격에 대해 일관성 있는 감점 혹은 비감점 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세심한 해설과 지침, 그리고 현장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클린치 상황에서 선수들은 심판의 ’공격‘ 구령에 떨어져야 하며, 5초 이내에 떨어지지 않으면 양 선수 모두에게 감점이 부여되거나 소극적인 선수에게 감점이 부여된다.
넘어지는 행위에 대한 감점도 일부 개정되었다. 회전 공격으로 득점 후 넘어지는 행위에 대해서는 감점을 적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전 공격 후 득점에 실패하고 넘어지면 감점, 득점에 성공한 후 넘어지면 감점을 받지 않는다.
세 걸음 뒤나 옆으로 연이어 이동하면 감점을 부여하는 규정도 ’기술 발휘(technical engagement)‘없이 이동할 경우 감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문구가 추가되었다. 즉, 세 걸음 뒤나 옆으로 이동할 때 주먹이든, 발이든 기술적 행위를 동반하면서 이동할 경우에는 감점이 부여되지 않는다.
회전 공격 중 한 가지인 뒤차기 공격에 대한 테크니컬 포인트 부여도 개정되었다. 뒤차기의 경우 공격 행위 시 머리와 어깨가 동시에 회전해 성공해야 테크니컬 포인트가 부여되며, 머리와 어깨가 동시에 회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유사 뒤차기의 경우 성공해도 테크니컬 포인트는 주어지지 않는다.
전자헤드기어가 표출하지 못한 머리 공격에 대한 이의 신청도 개정되었다.
우선, 채점과 표출 조항과 관련해 허용기술에 의한 머리 타격으로 비틀거리거나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았거나, 눈을 맞았거나 출혈 및 위험한 상태에 빠졌을 때 주심이 계수를 시작했지만 PSS에 의해 채점되지 않았을 경우 기존에는 주심이 득점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주심 영상판독을 독자적으로 진행했지만 개정된 경기규칙에서는 심판 또는 지도자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 영상판독과 관련해 넉아웃 상황의 머리 공격이 아니라 하더라도 지도자는 머리공격에 대한 영상판독을 요청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체급과 관련해서는 유소년 부문의 경우 체중뿐만 아니라 신장을 함께 반영한 경기 방식도 가능하도록 추가되었다.
단, 이번 경기규칙에서 관심이 쏠렸던 앞발 발바닥 행위와 관련한 규정은 개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결기술 없는 앞발 행위에 대한 감점 규정 도입, 발바닥과 발등의 차등점수제 등의 개선(안)이 경기규칙개정위원회 등에서 논의되었으나 실제 WT 기술위원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정 및 추가된 경기규칙의 적용과 관련해 현재 WT는 어느 대회부터 공식적으로 시작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국가가 먼저 추가 및 개정된 경기규칙을 시행한 후 수정 및 보완사항이 나오면 이를 반영한 후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KTA는 3월 중 온라인 경기규칙강습회를 마친 후 같은 달 열리는 국제대회 평가전과 선발전은 일단 2021년 기준 경기규칙을 적용한다. 그리고 오는 15일부터 태백에서 열리는 종별(고등부, 일반부)대회에서는 개정된 경기규칙을 반영하되 회전승패제가 아닌 기존 3회전 합산제로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공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