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가능성이 유력했던 장준(한국체대)이 도쿄올림픽 태권도경기 첫날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패한 장준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발걸음을 돌려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동메달을 전망했던 심재영(춘천시청)은 8강전서 별다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일본의 야마다 미유에게 패해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고, 한국은 대회 첫날 노골드로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되었다.
남자 -58kg급 동메달을 딴 장준(오른쪽)의 동메달 결정전 장면. |
24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경기 첫날 경기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이 남자 –58kg급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금메달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남자 –58kg급에 출전한 올림픽랭킹 1위 장준은 8강전부터 고비를 맞았다.
당초 준결승전까지는 적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8강전서 스페인의 아드리안 비센테 윤타에게 고전하며 24대 19로 힘겹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어진 준결승서는 튀니지의 신예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퉜다. 그러나 장준은 이 경기서 결국 올림픽의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평소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장준은 모하메드를 상대로 1회전 초반 왼발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곧 똑같은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며 시소게임을 펼쳤다.
3회전 후반까지 근소한 리드를 내주던 장준은 19대 15로 뒤진 상황에서 잡고 찬 왼발 몸통공격으로 인해 감점까지 받으며 패색이 짙어졌고, 경기 종료 직전 난타전을 펼쳤으나 결국 25대 18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동메달 결정전으로 발걸음을 돌린 장준은 헝가리의 오마르 살림과 일전을 펼쳤다.
이 경기에 이르러서야 장준은 드디어 긴장감을 떨쳐내고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고, 최종스코어 46대 6으로 동메달을 손에 넣었다.
대회 첫날 남자 -58kg급 동메달을 딴 장준(오른쪽)과 강보현 코치. |
여자 –49kg급에 출전한 심재영은 8강전서 일본의 야마다 미유에게 무기력하게 패했다.
심재영은 16강전서 모로코의 우마이마 엘 부슈티를 19대 10으로 꺾었지만 다소 불안정한 경기를 펼쳤다. 이어 8강전서는 대만의 수포야를 꺾고 올라온 야마다와 대진이 성사되어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경기 첫 한일전이 펼쳐졌다.
한수 위 기량으로 평가받는 심재영의 우세가 전망되었고, 1회전 초반 탐색전과 함께 안정된 스탠스를 유지하는 듯 했다.
그러나 2회전에만 야마다 미유의 왼 앞발 밀어차기에 8점을 실점, 3회전서는 오른발 밀기에 이은 왼발 돌려차기로 추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상대의 왼 앞발 몸통에 이어지는 머리 공격까지 허용하는 등 16대 7로 패하고 말았다.
남자 –58kg급에서는 장준과 결승전이 예상되었던 이탈리아의 비토 델랴킬라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꺾고 1위에 올랐으며, 이 체급 남은 동메달 한 자리는 러시아의 미카일 아르타모노프에게 돌아갔다.
여자 –49kg급 결승전서는 대이변의 연출될 뻔했다.
이 체급 결승전서는 올림픽랭킹 1위 태국의 패니팍 웅파타나키트와 18세 신예 스페인의 아드리아나 세레조 이글레시아가 맞붙었다.
아드리아나는 8강전서 중국의 태권도 여제 우징유와 일전을 펼쳐 33대 2 점수차승을 거두며 이변을 예고했고, 패니팍은 예상대로 결승에 진출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결국 패니팍이 11대 10 신승으로 리우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 체급서는 향후 아드리아나라는 새로운 강자의 탄생도 함께 예고되었다.
여자 –49kg급 동메달은 세르비아의 티자나 보그다노비치, 무명의 이스라엘 선수 아비샥 셈베르그가 획득했다.
여자 -49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패니팍 웅파타나키트(왼쪽)의 결승전 경기 장면. |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경기 이틀째인 25일에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노리는 이대훈(대전광역시청)이 남자 –68kg급에,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단 중 최상의 컨디션을 만든 이아름(고양시청)이 여자 –57kg급서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