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A 양진방 회장 출마 공식화
김상진 부회장 경쟁자 정리 위한 결단 내릴까?
정국현 집행위원과 김중헌 사무총장 행보에도 관심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 이규석) 회장 선거가 태권도계 지형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ATU 회장 선거는 오는 7월 25일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진행된다. 해당 총회에서는 회장을 비롯하여 부회장과 집행위원, 재무감사가 선출되게 된다.
ATU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4월 24일 후보자등록 공고를 게시한다. 등록 마감은 5월 23일로 1개월 동안 진행된다.
ATU 규정에 따르면 선출직은 회장 1명, 부회장 4명(여성 1), 집행위원 7명+선수위원 2명이며, 회장이 부회장 1명, 사무총장 1명, 재무감사 1명, 집행위원 3명을 지명직으로 선임할 수 있다.
ATU는 1978년 창립되었으며, 현 이규석 회장이 1984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아오다, 지난 2014년 회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11년간 3연임을 해왔다. ATU 규정에 따라 만 8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연임할 수 없어, 이 회장의 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대한태권도협회(KTA) 양진방 회장은 4월 8일 대전에서 열린 17개 시도태권도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ATU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KTA 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여 당선된 만큼 자신을 지지한 시도협회에 ATU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한 허락의 의미를 담았다.
양 회장이 ATU 회장에 당선될 경우 1개월 이내 KTA 회장직을 사임해야 한다. 만약 낙선한다면 KTA 회장직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사실상 식물회장 상태로 심각한 운영공백을 맞이할 수도 있다.
양 회장 본인에게 모험이자 부담이 큰 도전이지만, 최종 목표인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시기에 도전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듯 하다.
양 회장은 지난 2021년에도 ATU 회장 선거를 엿봤으나 이규석 회장의 연임 의지와 자신이 출마할 경우 승산이 낮다고 판단하여 선출직 부회장에 출마한 바 있다.
이와 반대로 김상진 부회장은 이 회장의 후계자로 불리며 2년전부터 차기 ATU 회장 선거 출마를 준비했다. 이규석 회장을 보좌하는 부회장으로서 크고 작은 행사들에 꾸준히 얼굴을 비치며 ATU내 속칭 이규석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과 유대관계를 넓혀나갔고, 대세론의 바람도 탓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KTA 회장 선거와 관련해 국내에서 양 회장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시도협회 인사들로부터 KTA 회장 선거 출마를 권유받기도 했지만, ATU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면서 고사하기도 했다. 심지어 KTA의 재정후원을 위해 직접 나서 IBK기업은행의 3년간 총 12억원의 후원을 이끌어오기도 하면서 자신은 KTA와 양 회장에게 도움을 양 회장은 자신의 ATU 회장 출마에 지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부터 ATU 회장 선거에 관심을 보여왔던 정국현 집행위원 또한 회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세계선수권 4연패와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다른 인사들에 비해 경기인 출신들로부터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조직운영 경험이 없고 조직력이 낮다는 평가속에 입후보를 저울질 중이다.
이규석 회장 재임기간 중 사무총장을 오랜기간 맡아온 김중헌 태권도진흥재단(TPF) 이사장도 복병으로 분류된다. 본인은 출마 의사를 피력하지 않았지만, 이규석 회장 지지층 중 “만약 양 회장이 출마한다면, 선택은 김중헌”이라는 대안론을 내어놓고 있어 양 회장의 견제를 위한 최후의 보류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에서 ATU 회장 선거를 두고 후보자가 난립할 우려가 속에 이규석 회장이 4월 3일 김상진, 양진방, 정국현, 김중헌 4인과 회동을 하면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특별한 메시지 없이 당사자들간 출마 의지만 재확인하면서 협의가 불발됐다.
양 회장은 지난 ATU 부회장 선출시 지지를 보여준 인사들을 거점으로 KTA 회장과 WT 집행위원으로서 그동안 교류를 맺어온 국가들을 조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이 영향력을 미치는 내부 임원들과 그동안 다양한 국제교류로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결집력을 높이려는 모습이 보여진다.
양 회장과 김 부회장의 경쟁구도에서 정국현 집행위원과 김중헌 사무총장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도 변수다.
한국에서 2인 이상 후보가 출마할 경우 표의 분산을 노려 출마하는 제3국 후보 출마도 예상되고 있다.
ATU 선거는 임원과 대의원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20명의 임원과 44개 회원국 등을 고려할 때 60여명 내외가 투표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