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KTA컵 가상태권도전국선수권대회에 사용
국내 태권도 경기운영시스템 업체-경기 및 도장 관계자 100여명 참석
양진방 회장 “2인 1세트 2,400불에 공급, 월 100불 서비스 사용료 지급 계획”
기술 동작 정확성과 이를 연동한 그래픽 구현은 “아직 부족” 평가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양진방)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올림픽E스포츠시리즈 태권도 경기에서 도입된 리플렉트 테크놀로지(Refract Technologies)의 버추얼태권도(Virtual Taekwondo)를 도입할 계획이다.
버추얼태권도의 개발사 리플렉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세르미앙 응(Ser Miang Ng)의 아들 총젱 응(Chong Geng Ng)이 공동창업자인 회사로 동작인식 센서와 이를 연동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세르미앙 응 부위원장은 현재 국기원(이사장 전갑길, 원장 이동섭) 명예이사장,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의 명예부총재를 맡고 있는 친태권도계 인사다.
KTA는 9월 1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 25일(토), 26일(일) 양일간 전북 무주에 위치한 태권도원에서 ‘KTA cup Virtual Taekwondo 전국선수권대회‘의 개최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의결한 바 있다.
KTA는 9월 16일(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국체육대학교 태권도실습장에서 버추얼태권도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KTA 양진방 회장, 정문용 사무총장, 박성욱, 이종천 사무처장, 태권도진흥재단 고재춘 본부장, 이기동 부장을 비롯해 KTA 전자호구 공인업체 및 대회운영업체인 태권소프트 구민관 대표, 케이피앤피 이인수 대표, 우리스포츠 이인식 대표 등과 50여명의 일선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버추얼태권도는 등과 다리에 동작인식 센서를 부착하고, 눈과 손에 VR장비를 착용한 채 3mx3m 공간에서 선수들이 가상겨루기경기를 펼치는 시스템이다. 경기는 모니터를 통해 선수들의 가상캐릭터가 대전방식의 게임형태로 표현되며, 먼저 상대의 체력을 많이 빼앗은 선수가 승리를 거두게 된다.
지난 6월 올림픽E스포츠에서는 버추얼태권도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급 은퇴선수 8명과 개최지인 싱가포르 주니어 선수 8명이 참가했고, 싱가포르 주니어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KTA는 오는 11월 대회를 앞두고 버추얼태권도 프로그램을 국내 도장에 신규 프로그램으로 공급할 계획으로 이번 시연회를 마련했다. 버추얼태권도 대회의 참가대상은 9세 이상 태권도 수련생 400여명으로 9~12세부, 13~15세부, 16세 이상부로 구분하여 경기가 진행되기에 이에 앞서 참가대상이 되는 수련생들의 연습과 훈련을 위해 일선 도장의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TA 양진방 회장은 리플렉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2인 기준 1세트에 2,400불에 공급할 계획이고, 대량으로 구매하면 할인이 가능하다”면서 “월 100불의 서비스 사용료가 있다. 이는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등을 위한 비용”이라고 안내했다.
KTA에서 적극적으로 버추얼태권도의 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날 시연회에 참가한 지도자 및 선수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현재 국내에는 VR을 이용한 가상게임 시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일부 학교에는 체험관까지 운영 중에 있는데 버추얼태권도는 5개의 센서를 착용하고, 눈과 손에 VR장비까지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모니터에 구현되는 기술 동작의 정확성이 낮고, 가상캐릭터의 동작 그래픽 구현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반응이 대부분.
KTA도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을 위해 전자호구 공인업체와 대회운영시스템업체 관계자들을 시연회에 참석시켰지만, “난감하다”는 의견이 공론이다.
이날 시연회에서도 경기에 도입하기는 이른 기술 수준임이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시범경기도 해보고, 시연회에 참가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체험도 진행했지만 장비 착용의 불편함과 시간 소요, 동작인식 센서의 부착력이 낮아 제대로 된 동작 인식이 불가능해 경기 중간 중단되는 시간이 많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KTA는 리플렉트와 국내 업체들을 기술제휴를 독려해 보완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원천기술의 불완전성이라는 문제는 실질적인 경기의 도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