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이 세계태권도연맹(WT) 회원인 국가협회 내에 무도위원회를 설치하는 국가협회를 우선 대상으로 해외심사업무를 비롯한 교육지원 등의 해외사업을 위임하고, 각 국가협회 회장 또는 국가협회 무도위원회 위원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는 ‘국기원글로벌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WT와 국기원이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태권도 발전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국기원 해외지원사업과 관련한 양 단체 간 난맥을 일부 해소하는 양상인 한편, 향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와의 국기원 해외지원사업 추이, 그리고 국가협회가 추천하는 국기원 단증발급의 총량이 70% 이하인 국가 등과 관련한 해외지원사업 정책의 신뢰와 유연성이 숙제로 남게 되었다.
양 단체 관계자들이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 |
10일, WT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양 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글로벌 태권도 발전을 위한 합의서’ 서명식이 열렸다.
이날 조정원 WT 총재와 이동섭 국기원 원장이 서명한 이 합의서를 바탕으로 국기원의 해외승품단업무 및 기타 해외사업을 WT 국가협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국가협회 내 무도위원회를 설치해 효율적인 관리와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한편, 개인 사범들과의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또, 국기원의 국제적 공신력과 각 국가협회의 입장을 반영해 품단증에 WT, 대륙연맹, 국가협회의 로고와 서명을 넣기로 했으며, WT는 국기원을 태권도 승품단 심사 및 교육 관련 협력기관으로 규약에 명시하고, 국기원 단증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국기원은 WT 국가협회 회장 또는 무도위원회 위원장을 당연직으로 하는 ‘국기원글로벌위원회’를 설립해 무도 태권도연구, 태권도 학술회의, 승품단 심사교육 및 심사민원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만들기로 하였다.
‘국기원글로벌위원회’는 WT 총회 기간 혹은 국기원이 정하는 기간과 장소에서 무도태권도연구,태권도 학술회의,승품·단 심사교육 및 심사민원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단, 국기원은 해외심사업무를 비롯한 교육지원 및 무도태권도사업을 WT 산하 국가협회에 위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국가협회 내 국기원 무도위원회를 설립한 국가부터 우선 시행하고,각종 사업 위임 범위는 국기원이 별도로 정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최근 5년간 국가협회가 추천해 국기원이 발급한 품단증이 해당 국가 단증 수급의 70% 이상이 되는 국가협회의 경우 1품단부터 7단까지 심사추천권한을 주고, 70%가 되지 않을 경우에도 해당 국가협회의 역량에 따라 이를 차등 부여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경우처럼 국가협회가 국기원 단증발급 70% 이상의 장악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무도위원회를 설치할 경우 사실상 국기원 해외지원 혹은 지부의 성격을 갖게 되며, 일부 KMS 멤버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받게 된다.
핵심은 국기원에 대한 WT와 대륙연맹, 그리고 국가협회의 신뢰가 될 전망이다.
WT는 국기원의 해외지원사업과 관련해 지난달까지 두 차례 대륙연맹 회장 및 일부 주요국가 회장들이 참여한 화상회의를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국기원 단증 및 해외지원사업에 대한 적지 않은 성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국기원과 WT 간 합의서를 통해 국기원 해외사업 등이 국가협회를 원칙으로 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되며 일부 난맥이 해소되었지만 향후 실제 국기원 해외지원사업의 추진 방향에 따라 동반자 관계의 성패가 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일 국기원 운영이사회는 해외지원규정 개정(안)을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부결시킨 바 있다.